인 사 말
1994년 10월 1일 한국문화연구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통합하여 한국민족문화연구소의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 30여 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한국학, 부산학, 한일관계사, 로컬리티의인문학으로 연구 흐름을 이어오면서 연구역량을 축적하고, 국내외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연구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어진 연구 성과들은 대학 안팎의 교육과 실천의 장으로 나아갔습니다.
30년의 역사는 크게 3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1기는 연구소의 설립과 기반이 확충된 시기입니다. 특히 중점연구소육성 연구소(1995.12~2001.10), 중점연구소(2001.10~2007.10) 활동을 통해 한일관계사, 가야사, 부산학, 통일문제 등 한국문화와 민족/통일문제에 대한 연구역량을 축적하면서 연구소를 세우고 넓혀 나갔습니다.
인문한국(대형) 선정(2007.10)은 연구소가 종횡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인문학의 지평을 열겠다는 아젠다(로컬리티의 인문학)를 선포하면서, 이론학과 실천학을 겸비한 로컬리티학을 정초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이 시기는 이전의 한국학 중심에서 동양학, 서양학을 아우르며 로컬리티 연구의 폭을 넓히고 심화시켰습니다. 아젠다의 혁신성과 실천은 인문학 분야에 로컬리티 바람을 일으켰고, 지금-여기의 지역 현장에 기반한 연구의 환류가 활발했습니다.
HK사업이 마무리되는 2017년 9월에는 연구소의 조직이 재정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7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하였습니다. HK사업 종료 이후 인력과 사업들이 지속되지 못해 아쉬운 지점들이 있지만, 2024년 10월 현재 연구소에는 4명의 전임교원을 비롯해 학술연구교수 A, B형, 박사과정지원사업 등 다양한 학문후속세대 연구인력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부 전공도 다양합니다. 국문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그리고 한국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미, 아시아 권역으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 『로컬리티인문학』 2종의 등재지와 한국민족문화 총서가 발간되고 있습니다.
이제, 30년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지금, 여기’ 지역 기반의 글로벌 인문 연구의 중추(中樞)로서 새롭게 비상하려고 합니다. 지역 기반의 글로벌 한국학,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민족문화연구소장 문 재 원